작년 초, 해운대구자원봉사센터에서 털모자 700개를 지원해주셨습니다. 한끼의식사기금에서는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아동들에게 이 털모자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19로 외부활동이 어려워지고, 방글라데시에 여름이 찾아오면서 털모자 전달 작업을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방글라데시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털모자를 배부하기 위한 준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거리두기를 위해 털모자를 개별적으로 배부하기 보다는 털모자가 필요한 아동보호기관을 물색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LEEDO(Local Education and Economic Development organization) 라는 이름의 고아원을 찾아 지난 1월 9일에 털모자를 전달했습니다. 이곳은 거리에서 노숙하는 아이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정으로의 복귀가 어려울 때는 LEEDO 센터에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털모자를 선물 받은 아이들은 신이 나서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털모자를 쓴 채, ‘Baby shark~ 뚜루뚭뚜두’ 노래에 맞춰 춤추는 아이들이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아기상어’ 동요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라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나면서도,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따뜻한 마루바닥의 거실에서 춤추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과는 상반된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다양한 사연으로 거리 생활을 하다가 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17살의 소녀 샤헬라(Shahela)도 그 중 하나입니다. 샤헬라에게는 벌써 네 살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약 5년 전에 다카의 한 기차역에서 임신 5개월의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것입니다. 당시 12살의 나이였지만, 성병에 관해 인지하지 못했던 샤헬라는 먹을 것이나 돈을 주는 남자에게 몸을 맡기기도 했습니다.
샤헬라를 처음 만났을 때, 직원들은 아이를 지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샤헬라의 건강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샤헬라의 출산과 사후관리를 도와주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지금은 샤헬라와 아이 모두가 LEEDO 센터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어두웠던 기억은 뒤로한 채 샤헬라는 곧 학교에도 들어가게 됩니다.
샤헬라와 샤헬라의 아들
한끼의식사기금에서는 향후에도 LEEDO 센터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아이들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털모자를 지원해주신 해운대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