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식사기금

보도자료

<부산일보> 다문화가정 첫 가족여행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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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첫 가족여행 "너무 행복"
sasdad부산 해운대구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가족들이 14일 경남 고성군 당항포 관광지에서 퇴역군함을 둘러보며 '특별한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다. CLC다문화아동센터 제공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나는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이번에 그 꿈을 이뤘어요!"

초등학교 4학년 정유경(11·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양은 지난 14일부터 '1박2일' 동안 경남 통영으로 특별한 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다는 통영의 케이블카를 타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유경 양은 태국인 어머니 팁완(43)씨, 동생 유진(8), 그리고 부산 해운대구 지역 다문화가정 다른 가족들과 함께 뒤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해운대지역 8가족 41명
경남 통영서 1박2일 휴가

태국과 필리핀, 일본, 중국, 과테말라 등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진 엄마와 아이들 8가족 41명은 고성의 당항포관광지와 통영의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한산도 제승당 등을 둘러보며 모처럼 떠난 가족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뒤늦은 장맛비가 심술을 부리는 가운데도 이들은 보물찾기, 삼겹살 파티, 퀴즈 대회 등을 가지며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14일 저녁에는 통영의 이순신공원 앞에서 펼쳐진 한산대첩 재현행사와 불꽃레이저쇼를 관람하며 저마다의 가족 소원을 환한 불꽃 속에 담아 하늘로 올려 보냈다.

팁완씨는 "가족과의 첫 여행이어서 너무나 뜻 깊고 즐거웠다"며 "한산대첩 재현행사와 제승당 관람을 하면서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에 한국으로 건너온 팁완씨는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통역 봉사와 함께 학교, 도서관 등의 다문화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다문화 가족의 여름휴가는 천주교 평신도 공동체 모임으로 부산 해운대지역 다문화가정의 상담, 교육과 어린이 학습지도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는 CLC다문화아동센터(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가 주관했다. 또 ㈔한끼의식사기금(대표 윤경일)이 후원하고, 행사 취지에 공감한 고성군 당항포관광지와 통영시 관광개발공사, 통영유람선협회도 무료입장과 탑승으로 이들의 특별한 나들이를 지원했다.


고희경(43) CLC다문화아동센터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이주여성 모임을 갖는데 이들의 가장 큰 소원이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며 "여러 독지가의 후원으로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추억여행이 성사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순희(59) 아동센터 운영위원장은 "결혼이민 여성의 가족 사랑과 헌신이 한국 여성보다 더할 때가 많다"며 "한국인으로서 미안함을 느낄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여행으로 조금이라도 빚을 갚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결혼이민 여성들은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씨가 너무 고맙다"면서 "이번 여행으로 새 조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활력소와 의미를 되찾은 기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부산일보 | 2면 | 입력시간: 2010-08-16 [10: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