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지인들과 화상전화·이메일 소통, 불안·우울 ‘코로나 블루’ 해소에 도움
2020.03.16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외출을 자제하거나 소비활동을 중단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서로 만나지 못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우울을 뜻하는 ‘블루’가 ‘코로나’에 합쳐져서 생긴 신조어다.
누구나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날이 언제 올 지 기약할 수 없다.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기력함도 가중되고 있다. 공포심에 편성해 가짜뉴스도 활개 친다. 취약계층은 더욱 사각지대로 내몰린다. 이제는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못지 않게 ‘심리적 방역’이 중요한 시점이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국민 정신건강지침을 만들어 배포했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감염 위기상황에서 약간의 불안·걱정·우울은 정상적 스트레스 반응이다. 반면 과도한 불안은 우리를 지나치게 예민하게 만들고 몸과 마음을 소진시켜 면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감염에 대한 불안은 끊임없이 정보를 추구하게 한다. 하지만 뉴스를 백 번 본다고 해서 필요한 정보가 백 번 얻어지지 않는다.
둘째, 분노와 혐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인과 집단에 대한 혐오는 감염위험이 있는 사람을 숨게 만들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적은 감염병이지 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다.
셋째,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 더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한다면 정신건강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 넷째, 빠른 시간 안에 종식되기를 바라는 강한 소망 때문에 사람들은 마법적인 조치를 기대할 수 있다. 신종 전염병은 축적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째, 사회적 교류와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화상 전화나 메일 등을 통해 지인들과 진정한 소통을 하자. 여섯째, 긍정적인 활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또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식사와 가벼운 운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곱번째, 만성질환과 기타 장애를 가진 취약계층에 관심을 갖자. 주변에 자가격리자가 있다면 격려전화가 도움이 된다. 남을 돕는 이타적인 마음이 자신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이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런 내용을 잘 실천한다면 코로나19라는 신종 괴물이 아무리 세상을 뒤흔든다 해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윤경일 부산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사전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00310.22002003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