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식사기금

보도자료

<국제신문> 미담 더 발굴해 '희망바이러스' 퍼뜨려야

2009.03.11

[옴부즈맨 칼럼] 미담 더 발굴해 '희망 바이러스' 퍼뜨려야 /윤경일

기부문화 확산 위해 기업 책임 강조해야
외국인 노동자 등 새 약자층 더 관심을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는 시간이 갈수록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사회의 이슈는 급증하는 실업대책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나눔에 쏠리고 있다.

나눔에는 비단 일자리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나눔에는 양보와 협조가 필요하고 이것이 잘 이해되어야 상생할 수 있다. 나만 잘되는 것으로 결코 사회가 평화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빵 한 조각을 나눠 먹는 것도 나눔이요,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 주는 것도 나눔이요,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제공해 주는 것도 나눔이다. 또 가난한 이를 위하여 기부금을 내는 것도 나눔이고, 고 김수환 추기경의 아름다운 삶을 본받아 장기기증에 동참하는 행위도 나눔이다.

최근 국제신문에 실린 나눔에 관한 기사들은 소박하고 순수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2월 6일에는 저소득층의 어려운 이가 더 어려운 이를 위하여 재산을 내놓는 기사를 실었고, 작년 12월 22일에는 노인이 평생 모은 소중한 돈을 기부하는 내용을 실었다. 또 지난 1월 22일에는 고사리손 어린이들의 정성어린 나눔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반면 기업기부에 관한 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실물경제가 워낙 침체되어 존립마저 힘들다며 기부할 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중에는 잘 되는 회사도 있을 것이다.

나눔은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행위이다. 고통지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즈음이지만 기업 기부도 소시민들의 기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기부행위라는 것이 소박한 미담으로만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나눔과 기부는 절박한 문제인 것이다. 국제신문은 서민들이 행하는 기부행위의 아름다운 순수성 부각 뿐 아니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는 기사를 좀 더 다루었으면 한다.

지난 1월15일자 1면에서 국제신문은 "나누는 당신,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을 대문자로 뽑고 기업의 조기대금결제, 근무시간 줄여 일자리 창출하기, 공무원들의 연차수당 기부 등을 실었다. 이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볼 때 의미있는 기사라고 여겨진다. 차제에 좀 더 다양한 나눔에 대한 기사를 다루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보호라든가 다문화가정들을 포함하는 좀 더 다양한 나눔에 대한 기사가 실렸으면 좋겠다.

또 가난한 지구촌에 대한 글로벌 나눔에 관한 기사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자신의 앞가림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잘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 먼나라 사람들을 도울 때는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작금의 경제위기 또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나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는가. 세계는 잘 되어도 못되어도 공동의 영향력하에 있다. 따라서 나눔의 방향도 거시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본의 아니게 환자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 K 씨 사례를 통하여 우리사회가 희망이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K 씨 집에 세든 남자가 정신분열병에 걸려 이상한 행동을 하자 가족도 버린 그를 K 씨는 매번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직접 치료비를 써가며 돌보았다. 가족도 아니면서 가족보다 더 환자를 정성껏 돌보는 K씨. 자신도 어려운 처지지만 이웃을 위하여 기꺼이 희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훈훈한 인간미와 함께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 국제신문은 이런 미담을 많이 발굴하여 사회가 좀 더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희망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려주었으면 한다.

위기가 닥치면 우리민족은 한데 뭉치는 장점이 있다. 감성이 열리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불길처럼 번진다. 중대한 시국사안이 생길 때마다 열리는 촛불집회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IMF시절보다도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번 경제위기를 서민들이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국제신문은 지역 일간지로서 밤길을 지키는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부산의료원 정신과 과장
  입력: 2009.03.03 20:35
ⓒ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