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식사기금

보도자료

<국제신문>몰래산타 2006.12.19

2007.05.14

털옷·무릎 보호대… "할머니 뭐가 필요하세요?"
이웃 돕기도 '맞춤형'으로
(사)한끼의 식사기금 등 독거노인 희망선물 조사
기존 연탄 라면 탈피 사정에 맞게 필요한 것 전달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가 기승을 부리면 저소득층 노인들의 고통은 더욱 크다. 그럴수록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이들에게는 꼭 필요하고 절실한 것이 있다.

(사)한끼의 식사기금과 부산 해운대구청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연말'을 만들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7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최근 희망선물을 조사했다. 처지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획일적인 선물 또는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사회복지사들이 해운대지역 노인들을 직접 면담, 이번 겨울 가장 필요한 선물 하나씩을 파악한 것. 이 같은 '맞춤형 돕기'에 선정된 노인은 43명이며, 성탄 전날 희망 선물이 전달된다.

이번 홀로사는 노인 돕기 행사는 (사)한끼의 식사기금 측이 기부문화 장려에 앞장서고 있는 포털 네이버 블로그 '해피빈'에 도움을 요청, 해피빈에서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을 흔쾌히 지원키로 하면서 성사됐다.

홀로사는 어르신들이 희망하는 선물과 사연도 가지각색이어서 예산 때문에 대상을 50명 이내로 삼은 주최 측을 안타깝게 했다.

3남2녀의 자녀를 뒀지만 정신질환을 앓거나 형편이 어려워 나날이 고통스럽다는 김기순(가명·79) 할머니는 기름기가 흐르는 쌀밥이 소원이다. 김 할머니는 "제 밥벌이를 못하는 자식들이나 그래도 그것들 오면 밥이라도 맛있는 걸로 해서 먹여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혼에 실패하고 자식없이 혼자서 살아와 외로움으로 살아간다는 장여실(가명·73) 할머니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난로가 있는 인근 교회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젊을 때 살아 보겠다고 얼마나 억척을 부렸는지 무릎이고 어디고 성한 데가 없어. 추운 겨울에는 걸어 다니기도 힘들어."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돼 지팡이 없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장 할머니의 희망 선물은 그 흔한 무릎 보호대이다.

김분녀(가명·74) 할머니는 "옷이라고 있는 것이 전부 낡아서 입을 것이 마땅치 않다"며 등과 어깨를 따뜻하게 해줄 털옷을 갖는 게 소원이란다.

(사)한끼의 식사기금 송민재 사무국장은 "이번 행사는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에게 으레 지급되는 연탄이나 라면, 김치보다 사정에 맞게 필요한 것들이 전달된다면 좋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많은 노인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찜질팩 등 의료기와 전기장판, 두꺼운 옷 등을 원했다"고 말했다.

최현진 기자 hjch@kookje.co.kr